개나리

사실, 런던에 있을 때보다 더 힘든 일 많고,
사람에 치여 스트레스 완전 많이 받고
암튼 이래저래 상황이 인생 최악으로 좋지 않은데. . 진퇴양난.

그만큼 스트레스 풀 수 있는 환경도 같이 조성되니 이정도로 버티는 것 같다.

런던에선 결혼하고 막 와선
그저 오빠만 있고
마음 나눌 친구도 없고
쉽게 선뜻 밖에도 못 나가고
참 답답하게 살았는데.

한국에는-
친구도 있고 가족도 있고
혼자 나가도 걱정 없고 막막하지 않고

런던 살고 여행하며 정말 막판엔-
나랑 다른 생김새, 그러니깐
서양인- 눈동자부터 머리색 골격 언어까지.
전부 다른 저 사람들을 보는게 너무 싫고 지겨웠다.

흠.

한국이 아직 지겹지는 않다.
나랑 반대로 지금 이 한국이 지긋지긋해서 본인과 전혀 다른 사람들만 사는 틈으로 들어가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

난 그냥 한국에서,
둘 만의 보금자리를 찾아서 정착하고 싶다.. 이게 그렇게 어려운 건 줄 몰랐는데.

갈 수 있는 집이 세 집이나 있음에도
언니네가 제일 편하다.
킁.

힘내자 아름아..


언니는 급하게 애들 재워두고 택시타고 집에 갔다. 갖고 올 게 많아서.

예서는 보채다가 다시 잠들었고
잠시 .. 나는 이러고 있다.

참,
힘들다.

한국에 들어와서 계속..
피부도 두피도 속도 말이 아니다.

내 얘길 들으면 그게 시집살이다..
라는 말들이 나오고
나 역시 아 이게 시집살이구나.. 싶다.

다른거 다 힘든건 어찌 버티겠는데
어른들과 부딪히는 문제는 …

모르겠다.
다른걸 정말 버릇없이 구는게 아니라면
음식 문제는 끝까지 안하겠다고 다짐한다..

오빠도 오빠 나름대로 한국에 와서 이렇게 살고 있는게 힘들테고
나도 나대로 힘들어서 이러고

왜 지금 이렇게 몰아서 터지는걸까..
아님 그냥 연쇄작용인가
이게 저걸 물고 저게 또 딴걸 물어서
점점 구렁텅이로 빠지며 힘들어지나..

하루하루 정말 눈물 속에서 살고
웃고 있는 다른 커플들이 부럽고
점점 어두워지는 내 표정
힘없이 피식하고 웃는 내 웃음

두렵다..

그래도 좋은 날이 올거라고..
믿어..


지금은 2012년인데!!!

평택 가자~

내가 평택 간다니,
할머니는 한마디 하시겠단 표정으로 날 물끄러미 바라보시며,

니가 시집 온게 맞냐?
라고 네다섯번 물으셨다.

왜요?
뭔 소리 하실지 알면서 나도 질문을 던졌다.

니가 맨날 가버리니 시집을 온건지 아닌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나는~

저 맨날 여기 있잖아요~
제가 집에 가는게 왜요~
그게 뭐 어때서요.

라고 하니 암말도 안하셨다 ㅠㅠ

헉헉.
아까 아침에 화장실에서 나오니
나보고 설거지 하라고 하셔서
아주머니도 계신데.
그냥 네~ 하고 방 정리 하고 갈 준비하고

옷 입고 내려가서 아주머니께
제가 설거지라도 좀 도와 드릴까요?
물으니, 그냥 천천히 하신다고 내려가라고 하셔서
언제나 그렇 듯 내 질문은 한 번,
두 번 묻지 않고 다녀오겠다 하고 집을 나왔다 ㅠㅠ

사실 아침부터 내 쉴드 쳐 줄 서방이 없어 급 당황했지만
내가 우리 집 내려가서 울 가족들 본다는데 뭐 이리 눈치 주는지 속상했지만ㅠ

신논현역 가면서도 계속 씩씩거리다가
어떻게하면 속이 풀릴까 생각하다가

할머니는 옛날 사람 ㅠㅡㅠ
그래도 어머님은 어제 내가 말하니
갔다와! 라고 툭 말하셨으니 괜찮다,
위로도 해 보고

이리저리 궁리 궁리 하고 버스 타고
요러고 있다

내 딴에는 내가 최대한 스트레스 덜 받게
행동하고 하고 싶은 거 하며
그래도 못나게 굴지 않으려 하는데

어쨌든 초 예민한 성격이고
어른들이 하시는 말 그대로 다 흡수해서
마음에 담아두게 되고 신경쓰여서
엄청 스트레스 많이 받고 ㅠㅠ

나도 답답해잉.
잉잉잉.

그래도
할머니한테 저렇게 말한게 어딘가 싶고.
ㅠㅠ

내가 요즘 맨날 밖에 나가고
뭐 하고 다니고 그런다고
겉도는거 아닌데.

집에서 있음 좀 답답하고 할 게 없고
심심하고 잉여잉여 싫어서
바쁘게 지내고 싶어서 막 나가 돌아다니고

담 주엔 아버님 오시니 설 지날 때 까진
또 제대로 못 놀거 같아서 좀 몰아 놀았나 ㅎㅎ
마침 화연언니도 오고
할 일도 많았고

암튼
난 이렇게 적어내려가니 기분이 풀린다
오빠랑 얘기하고 싶은데 바쁘니깐.

나쁜 얘기 아니고
나름대로 잘 넘어간 얘기.. 였다고 생각하는데 @_ @


맨날맨날 진짜 더 바빴음 좋겠다..

얼른 3월이 오면 좋겠다 :)

다 싫고 다른 생각 하기 싫어서
일본어만 하루종일 공부했던 것 처럼
이번에도 그럼 좋겠다.


2012/01/08 Sun,

윽.
아침에 열시에 내 이름 부르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서,
후다닥 내려가고, 할머니 엄마 밥 안차려주냐는 말에 다시 정신 차리고 ;ㅅ;

된장국 어떻게 끓여먹었냐는 말에
긴장해서, 무 넣고 먹었어요. 라고만.
된장국엔 배추가 당연히 들어간다, 라는 생각을 깔고 말했는데.
머엉…………………

그냥 거들었을뿐.
그리고 설거지 하고.

밥 먹는 중간에 남산가자! 라는 말에 네?! 네! 하고
뽀르르. 준비하고,
간만에 바버에 신발장에 있던 여행용 등산화 꺼내서 신고 출발.

아아,
이 바버랑 등산화 신고 여행할 때 생각이 모락모락.

남산, 흐엉.
케이블카 옆에 있는 계단 길 완전, 이게 모야.
그냥 산을 타게 해주세요. 여기 계단 너무 많아요.

어머님 이 계단 대체 총 몇백개에요.
올레순이었나, 거긴 아무 것도 아니고 엉엉.

정상에는 상콤상콤 연인들도 많고,
외국인 여행객도 많고 엄마아빠들도 많고,

중간중간엔 개 끌고 달리는 외쿡 아저씨도 있고
내려올땐 선글라스 간지 퐁퐁 외쿡 언니들도 있고

중간중간 어머님이랑 막,
건강 얘기 운동, 담배, 밥 해먹는거 뭐 이런거 계속 얘기하고 그랬당.

날씨가 많이 풀려서 포근했고
간만에 등산 아닌 등산하니 기분도 좋고
담엔 남편이랑 와야겠다.
카메라 들고 좀 이쁘게 하고 눈누난나 와야지.

어머님이 정상에서 커퓌 마시라고 돈 주셨는데
왕, 10분 넘게 기다리래. 안마실래용. 하고 나와서
편의점에서 따뜻한 데자와 마셨다.

언니한테 갔다왔다니깐 이뿌다고 칭찬 받았음 …..

집에 와서 샤워하고 나와서
밥 먹으라고 하셔서 후다닥 내려가서 떡국이랑 묵이랑 먹고
점심 설거지 하고

방에 들어와서 방 닦고 닦고 침대 밑도 닦는다고 했는데
정신 하나도 없는건 똑같구나 :(

그리고 뭐 좀 하려다가 완전 피곤해서
뭐 좀 하려다가……… 그냥 침대에 누워서 쉬다보니 다섯시 반인가,
다시 내려가서 어머님이랑 티비 보고.
러닝맨보다가 또 밥먹고.

쌀국수. 난 넓은 면인줄 알았는데 그냥 국수 면 같네.
암튼 맛있게 먹고, 밥도 먹고, 조기도 먹고 내 배는 하루 종일 터져나가고
저녁엔 어머님이 후딱 설거지 해버리시고 난 그냥 뒷정리 하고
또 앉아서 줄창 티비봤다. 주말엔 그래도 재밌는거 많이 하네.

어머님 채널 돌리기 신공.
나가수와 케이팝 스타 두개 번갈아가며!
재밌네. 꼬맹이들 나와서 오디션 보는 것도 재밌고

간만에 보아(언니라고 해야할 것만 같은)도 보니 기분 좋고
목소리 듣고 보안 줄 알았어 T_T 언니……….

박진영 넌 원더걸스나 챙겨라! 하며 속으로 궁시렁 거리며
박진영 평가에 불만을 갖고 보고
양현석은 뭐. 그냥 뭐.

그러다 막판에 골든벨까지 보고 올라왔다가
원희언니네 와서 내려가서 인사하고 그냥 다시 올라왔담.

으헝 졸려.


그렇고 그런,

절대 평범하지 않은 일상들.
조금 많이 힘든 오늘. .

참 싫은데 싫은데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