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기념일은 다가오고
요 몇 주, 좀 우울하다 싶었는데-
점점점점 심해져서 그냥 와앙. 하고 울어버린게 어제.
학교 갔다와서 저녁에 혼자 앉아서 밥 먹는데
내가 여기 앉아 빅벤 보며 혼자 밥 먹고 있는게 왜 갑자기 슬프던지.
한국에 날 제외한 가족들이 다 있지만
거의 매일 혼자 밥을 먹는 엄마는 얼마나 더 외로울까.
생각도 하고- 얼마나 싫을까.
쫌 우울한 상태에서 혼자 대충 밥 먹으니 그것도 외롭고 슬픈데.
한국에 있으면-
오빠가 아무리 바빠도 울 아빠가 아무리 바빠도
엄마랑 같이 밥도 먹을 수 있고 쇼핑도 갈 수 있고
여행도 갈 수 있을텐데.
엄마랑 옆집에 살면 좋겠다, 가까운데 살면 좋겠다.
생각도 하고.
가끔 여기 살면서 문득문득 너무 아무도 없다, 라는 생각이 든다.
뭐 하나 제대로 내 마음대로 살 수 있는 것도 없어서
상상 이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정말 차라리 나도 한달에 얼마, 용돈을 받았으면 좋겠더라.
엄마가 무슨 일 있고 급할 때 쓰라고 준 비상용 카드를
야금야금 계속 쓰는게 마음에 걸리지만
이대로 지내다간 내가 돌아버릴 것 같아서.
메말라 죽을 것 같아서.
생각의 끈을 탁 놓아버리고 밥도 먹고 옷도 사고 그랬다.
옷도 또 사고 신발도 사고 다 할거야. 몰라.
앞으로의 내 미래도 불투명하게 답답하고
현재도 답답하고
이렇게 쏟아 적어내려가다보니
다시 눈물만 난다.
난 언제까지 자아만 찾고 앉아있나.
바닥에 바닥을 친 자존감은 언제 다시 끌어올리나.



